전·월세 ‘3중규제’ 눈앞, 6월이 또 불안하다

김원  기자 2021.05.31 10:01

‘임대차 3법’ 마지막 전월세 신고제 시행

한동안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전·월세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조짐을 보인다.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임대차 3법’의 세번째인 전·월세 신고제를 시행한다.
 
30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이번 달 서울의 주택 전세가격은 한 달 전보다 0.62% 올랐다. 서울에서 월간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최고점(2.39%)을 기록한 뒤 지난달(0.56%)까지 5개월 연속 둔화했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소폭이기는 하지만 전셋값 상승 폭이 확대한 모습이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셋값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월세 계약 신고하면 자동으로 확정일자



이번 달 서울에선 노원·강북구(1.48%)와 도봉구(1.18%), 광진·중구(1.04%) 등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서초구 잠원동의 반포센트럴자이(전용면적 98.87㎡)에선 지난 25일 27억원(23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17억원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전셋값은 이번 달 0.71% 올랐다. 지난달(0.78%)보다는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보다 다소 높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105.6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104.2)과 비교하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전세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130까지 올랐던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최근까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다음달 1일을 앞두고 반등한 모습이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8일 기준 2만1519개였다. 2개월 전(2만3642개)과 비교하면 8.9%(2123개) 줄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을 넘는 전·월세 계약은 30일 안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정부는 전·월세 시장이 투명해지고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전·월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까지는 세입자가 읍·면·동 주민센터에 확정일자를 신고해야 정부가 임대차 계약의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전·월세 신고제 시행 이후에는 집주인의 임대 소득이 얼마인지 정부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임대 소득세를 신고하는 부담이 커진다.

그만큼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정부는 전·월세 신고로 수집한 정보를 과세 자료로 쓰지 않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선 당장은 몰라도 결국에는 임대 소득세의 과세 자료로 활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가 좋은 의도를 내세운 규제라도 시장에선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지난해에도 이미 확인했다. 지난해 7월 말 시행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4일까지 아파트 전셋값은 전국에서 8.57%, 서울에서 3.83% 올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계가 실제 전셋값 상승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 착시’가 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월세 거래 40.4%, 1년새 10.6%P 급증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기존 세입자는 시세보다 싼 값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지만 신규 계약자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를 보면 지난달 같은 면적(59.98㎡)인데도 어떤 집은 12억9000만원, 다른 집은 5억7430만원으로 전세 계약을 맺었다.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전세+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간 서울에서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의 비중은 40.4%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29.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확대했다.

 


최근 5년간 1~4월의 평균 월세 비중(33%)과 비교해도 7.4%포인트 높다. 임대차 규제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도 키웠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25건이었던 임대차 분쟁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해 8월 818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달까지 월평균 7500여 건을 접수했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여기에는 기존 임대사업자는 의무 임대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렸다가 자동 말소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지난해 7월 이전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자동 말소 이후 6개월 안에 집을 팔아야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 외에 다세대·다가구 주택까지 임대사업자 규제를 강화하는 건 전·월세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흔히 빌라라고 부르는 다세대 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시장에 매물을 내놔도 거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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