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수도권 리모델링 조합 설립 60% 늘었다

김원  기자 2021.05.06 09:05

수직증축 허용돼 사업성 좋아져

수도권 노후 아파트 단지에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뼈대)를 유지한 채 증축하는 방식이다.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인다.

3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친 곳은 62개 단지, 4만5527가구다. 2019년 말(37개 단지, 2만3935가구)과 비교하면 60%가량 늘었다.

아직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지 않은 단지까지 포함하면 실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더 많을 수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마무리한 아파트 단지는 14곳, 2301가구다.

 

▲ 쌍용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후 조감도. [사진 쌍용건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의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15개 동, 총 1312가구다. 기존 주택은 수평으로 넓히고(수평 증축) 추가로 두 동을 세운다(별동 증축). 사업을 마무리하면 17개 동, 1508가구로 탈바꿈한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짓는 군포시 산본동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후 조감도. [사진 DL이앤씨]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짓는 군포시 산본동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후 조감도. [사진 DL이앤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준공 실적을 보면 쌍용건설이 가장 앞선다. 쌍용건설은 2000년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렸다. 2007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궁전아파트를 시작으로 4개 단지, 974가구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경기도 광명시의 철산한신아파트는 지난 3월 쌍용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리모델링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동훈 무한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됐다.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생겼다”고 말했다. 수직 증축은 기존 아파트 건물 위에 추가로 층을 올리고 가구 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기존에 리모델링 사업을 담당하던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1월 정식 부서로 개편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렸다. 포스코건설은 2014년 리모델링 부서를 만들었다. 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 등도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입찰에 나섰다.

 

▲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짓는 군포시 산본동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후 조감도. [사진 DL이앤씨]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서울 송파구의 가락쌍용1차 단지다. 주관사 쌍용건설은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1997년 준공한 가락쌍용1차는 14개 동, 2064가구다. 지금까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 단지 중 가구 수가 가장 많다. 예상 공사비는 8000억원 정도다.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한 리모델링 사업은 준공 15년 이후 단지에서 추진할 수 있다.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하려면 주민 66.7%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율 75%인 재건축과 비교하면 조합 설립이 상대적으로 쉽다.

다만 리모델링은 일반 분양 가구가 작아 조합원 분담금이 높은 편이다. 수직 증축을 하려면 수평 증축보다 까다로운 안전진단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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